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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공항

폐쇄된 공항이 생기게 된 배경과 정책 분석

폐쇄된 공항이 생기게 된 배경과 정책 분석


목차

  1. 국내 공항 개발 초기의 정책적 방향
  2.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한 공항 정책
  3. 1980~1990년대 항공 수요 증가와 공항 확대
  4. 무리한 지역별 공항 건설의 배경
  5. 운영 초기의 문제점과 항공사 운항 전략
  6. 중복 투자와 인접 공항 간 경쟁
  7. 고속철도와 도로망 확충의 영향
  8. 정책 실패의 책임과 당시 구조 분석
  9. 공항 폐쇄 결정의 과정과 기준
  10. 향후 정책 설계를 위한 분석과 제언

1. 국내 공항 개발 초기의 정책적 방향

우리나라에서 공항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1960년대 후반부터다.
초기에는 군용 목적이 강했지만, 민간 항공의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각 지역에 공항을 건설하는 흐름이 시작되었다.
정부는 공항을 지역 발전의 기폭제로 판단했고, 특히 수도권과의 연결을 통해 지방 경제 활성화를 이끌고자 했다.
이 시기의 정책은 항공 수요보다는 국가 균형 개발이라는 정치적 명분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2.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한 공항 정책

1980년대 들어 정부는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지방 공항 설치를 통한 교통 접근성 개선이었다.
지방 도시가 독자적인 하늘길을 확보함으로써 외부 자본과 인재 유입을 기대했고,
공항 자체를 지역 브랜드로 활용하는 전략도 함께 추진되었다.
당시에는 공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해당 도시의 위상을 높이는 요소로 여겨졌기 때문에,
다수의 시·도가 경쟁적으로 공항 유치에 나섰다.


3. 1980~1990년대 항공 수요 증가와 공항 확대

1990년대를 전후하여 국내 항공 수요는 실제로 크게 증가했다.
경제 성장이 이어졌고, 비즈니스 출장과 가족 방문, 지역 관광 수요가 늘어나면서
서울과 지방을 연결하는 국내선 항공편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 시기 많은 지역에서 소규모 공항이 설립되었고,
일부는 군 공항의 활주로를 공유하거나, 지방 국립대 부지를 전환해 공항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확장은 수요 예측보다는 정치적 요청에 의한 결정이 많았고,
그 결과 항공편 수익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항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4. 무리한 지역별 공항 건설의 배경

일부 지역에서는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의 정치적 입김에 의해
공항 건설이 졸속으로 추진되기도 했다.
공항 부지는 일반적으로 평지이며 도심 외곽에 위치해 있어,
장기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지를 확보한 후
공항 설계가 후속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무리한 진행은 개항 이후 운영 효율성 저하로 직결되었고,
결국 수년 만에 민항 철수라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폐쇄된 공항이 생기게 된 배경과 정책 분석


5. 운영 초기의 문제점과 항공사 운항 전략

공항이 생기고 나면 항공사가 바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수요가 낮은 노선에 자사 항공기를 투입하는 것은 경영 손실로 연결된다.
따라서 항공사들은 출범 초기 일정 기간은 시범 운항 또는 한시적 노선 운영으로 대응했으며,
탑승률이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운항 중단 결정을 내렸다.
그 결과 항공편이 자주 취소되거나 스케줄이 고정되지 않아,
공항 이용객들은 점점 다른 교통 수단으로 이동하면서 이용률 악순환이 발생했다.


6. 중복 투자와 인접 공항 간 경쟁

대한민국은 국토 면적이 넓지 않기 때문에,
인접 도시 간의 공항이 지나치게 근접해 있는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A 도시와 B 도시의 공항이 차량 기준 40분 거리밖에 되지 않음에도
각각의 공항이 별도로 운영되던 시기가 존재했다.
이는 국가 단위로 교통 수요를 통합 분석하지 않고,
지역별 요청에 따라 분산된 투자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다.
결국 항공사 입장에서는 두 공항 중 한 곳만 선택하게 되었고,
선택받지 못한 공항은 자연스럽게 폐쇄 절차를 밟게 되었다.


7. 고속철도와 도로망 확충의 영향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고속철도(KTX)가 개통되었고,
고속도로망 역시 전국적으로 확충되기 시작했다.
이는 항공과 직접 경쟁하는 교통 수단이었으며,
기존에는 항공이 유리하던 노선에서도 육상 교통이 대체 수단이 되었다.
특히 수도권과 2~3시간 거리의 도시는 항공보다는 KTX나 시외버스가 더 효율적이었고,
이로 인해 공항 탑승률은 점차 하락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항공 대신 철도를 중심으로 교통 전략을 재편하였고,
일부 공항은 자연스럽게 구조조정 대상이 되었다.


8. 정책 실패의 책임과 당시 구조 분석

공항 폐쇄라는 결과는 단순히 수요 부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애초에 과도한 유치 경쟁, 예산 배정의 불균형, 명확하지 않은 운영 수익 모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문제는 이 책임이 어디에도 명확히 귀속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책 결정 당시에는 '지역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추진되고,
실패했을 경우는 항공사 철수 또는 수요 감소 탓으로 돌리는 구조였다.
이는 향후 유사한 인프라 투자에서도 비슷한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 신호이기도 하다.


9. 공항 폐쇄 결정의 과정과 기준

공항 폐쇄는 보통 민항 철수, 항공사 운항 중단, 공항운영 적자 누적의 순서를 따른다.
운영 주체가 민간이 아닌 국가일 경우,
해당 공항의 존치 여부는 국토부나 국방부 등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폐쇄 기준은 명확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연간 이용객 수가 일정 기준 이하이거나,
항공사들이 지속적으로 노선을 기피할 경우 폐쇄가 논의된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이 지역 사회에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사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10. 향후 정책 설계를 위한 분석과 제언

앞으로의 공항 정책은 단순히 수요 예측에 의존하는 접근을 넘어서야 한다.
지역별 특성과 연계 산업, 관광 가능성, 물류 허브로의 기능 등
복합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한 공항 설계가 필요하다.
또한 새로운 공항 유치보다, 폐쇄된 공항의 자산을 재정비하여 활용하는 방향
더 지속 가능하고 경제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공공 인프라의 설치와 해제는 수익성보다
주민의 삶의 질, 지역의 자립성, 국가의 교통 전략과 연결된 정책적 판단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