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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공항

폐쇄된 공항의 탑승권 디자인 아카이브

폐쇄된 공항의 탑승권 디자인 아카이브


목차

  1. 주제를 선택한 이유와 디자인의 기록 가치
  2. 탑승권 디자인은 어떤 정보를 담고 있었나
  3. 1990년대 탑승권의 물리적 형태와 재질
  4. 군산공항의 탑승권 디자인 특징
  5. 포항공항의 항공사별 탑승권 차이
  6. 원주공항에서 사용되던 인쇄 양식
  7. 항공사별 색상, 폰트, 레이아웃의 변화
  8. 탑승권 디자인을 통한 시대적 감성 복원
  9. 아카이브로 보존되지 못한 이유와 과제
  10. 탑승권 아카이브의 문화적·교육적 활용 방안

1. 주제를 선택한 이유와 디자인의 기록 가치

폐쇄된 공항에 관한 이야기를 다룰 때, 대부분은 활주로, 터미널, 운항 노선 등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실제로 승객과 가장 가까이에서 접촉한 대상은 바로 탑승권이었다.
그 작은 종이 한 장에는 탑승객의 여정이 담겨 있었고, 항공사의 정체성과 공항의 분위기를 함께 품고 있었다.
이 글에서는 이미 폐쇄된 공항에서 사용되었던 탑승권 디자인을 중심으로,
그 안에 담긴 시각적 정보, 사용성, 시대 배경, 그리고 문화적 가치를 복원해본다.


2. 탑승권 디자인은 어떤 정보를 담고 있었나

전통적인 종이 탑승권은 단순히 좌석 번호나 비행 시간만을 표시하는 게 아니었다.
탑승권에는 항공편 번호, 출발지와 도착지, 항공사 고유 로고, 게이트 번호, 발권 일자, 탑승 시간 등이 포함되었다.
이 정보들은 시각적으로 정돈되어 있어야 하며, 동시에 짧은 대기 시간 동안 한눈에 인식 가능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 배치, 색상 대비, 폰트 크기, 간격 등이 기능성과 감성 모두를 고려해 설계되었다.
또한 공항의 코드명(KUV, WJU, KPO 등)은 지역 공항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장치였다.


3. 1990년대 탑승권의 물리적 형태와 재질

그 시대의 탑승권의 형태는 직사각형 형태가 일반적이었고,
일부 항공사는 반으로 접을 수 있는 2단형으로 구성해 ‘보딩패스’와 ‘고객 보관용’을 분리해 제공했다.
종이 자체는 특수 잉크에 반응하는 재질이거나, 열에 반응해 인쇄되는 감열지로 제작되었으며,
광택 여부나 마감 방식에서도 항공사마다 차별성을 두었다.


4. 군산공항의 탑승권 디자인 특징

군산공항에서 가장 많이 발급된 탑승권은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사용한 공통 규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상단에 금색 로고와 회색 배경의 디자인을 사용했고,
탑승 시간과 게이트 번호는 붉은색으로 인쇄되어 시각적으로 강조되었다.
군산공항의 공항코드인 KUV는 대문자로 강조되었으며,
발권지 하단에는 ‘군산국제공항’이라는 문구가 한글로 삽입된 초기 버전도 존재했다.
종이 질감은 비교적 부드러우며, 외부에서 쉽게 접으면 주름이 생기기 쉬웠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5. 포항공항의 항공사별 탑승권 차이

포항공항은 대한항공의 단독 운항 시기가 있었기에, 해당 항공사의 디자인 정체성이 뚜렷했다.
대한항공은 심플한 파란색 계열 배경에 흰색 글자를 배치했으며,
항공사 로고가 좌측 상단에 위치한 정돈된 구조를 사용했다.
탑승객의 성함은 영문 대문자로 표기되었고, ‘POH-KIM’이라는 노선 코드는
두 공항의 약칭을 연결한 방식으로 직관성을 높였다.
탑승권 하단에는 항공사 내부에서 사용하는 시리얼 코드가 작게 인쇄되어 있었다.


6. 원주공항에서 사용되던 인쇄 양식

원주공항의 경우 대부분 소형 항공사 또는 군 공항과 연계된 민항에서 사용한 양식이어서,
표준화된 인쇄 탑승권보다는 수기 작성이 병행된 탑승권이 존재했던 것이 특징이다.
특히 1990년대 중반까지는 펀칭 기계로 일정 구간을 표시한 뒤, 승무원이 손으로 게이트 번호를 기입하는 방식도 있었다.
비행편 수가 적었던 시절에는 하루 전체 스케줄이 탑승권 뒷면에 인쇄되어 있었던 사례도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대형 공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시대적·지역적 흔적이다.


7. 항공사별 색상, 폰트, 레이아웃의 변화

탑승권 디자인은 항공사 브랜드 전략에 따라 세밀하게 달라졌다.
대한항공은 ‘정돈된 신뢰감’을 주는 파란색과 균일한 산세리프체를 사용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와인색 포인트와 곡선이 강조된 서체로 시각적 부드러움을 부각했다.
작은 차이지만, 폰트 두께, 문자 간격, 일자 표기 형식(예: YYMMDD 또는 MMDDYY) 같은 디테일에서
항공사별 아이덴티티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이런 요소들이 모여 하나의 디자인적 총체로 작동했던 것이 바로 탑승권이다.


8. 탑승권 디자인을 통한 시대적 감성 복원

옛 탑승권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종이 한 장이 아니라, 당시 사회의 분위기와 기술 수준이 함께 담겨 있다.
손글씨가 병행되던 탑승권은 디지털 이전의 시기를 상징하며,
전체적인 디자인 레이아웃은 당시 그래픽 트렌드와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1980년대 말에는 둥근 모서리와 대비 강한 색 조합이 많았고,
1990년대 중반 이후로는 여백을 강조한 미니멀 스타일로 변해간 흐름이 포착된다.
따라서 탑승권은 일상 속에 녹아든 역사적 그래픽 기록물이라 할 수 있다.


9. 아카이브로 보존되지 못한 이유와 과제

안타깝게도 폐쇄된 공항에서 사용된 탑승권은 대부분 보존되지 못하고 있다.
항공사도 과거 발권 기록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파기하며,
공항도 민항 종료 이후 관련 문서를 폐기 또는 군부대 이관 과정에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당시 승객들도 탑승권을 일회용으로 인식해 대부분 폐기했고,
기념품으로 보관하던 일부만 개인 소장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탑승권을 공식적 아카이브로 복원하려면, 항공사·공항·개인 수집가가 협력하는 공공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10. 탑승권 아카이브의 문화적·교육적 활용 방안

탑승권은 단지 과거의 출력물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긴 정보, 디자인, 재질, 사용자 경험은 당시 항공 산업과 도시 감성, 사회적 인프라 수준을 동시에 보여주는 교육적 자산이다.
지자체나 지역 문화재단에서 이 자료를 수집·디지털화하면 지역 공항의 역사 전시관을 구성하는 핵심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또한 그래픽 디자인 전공자나 항공 관련 학과 학생들에게도 실제 사례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단종된 기종, 사라진 항공편, 잊힌 도시 코드들이 담긴 탑승권은
한 시대의 기록이자, 시각적 감성을 지닌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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